2015년 6월 3일 수요일

근황 업데이트 - 보스톤 인턴쉽





한국을 떠나 미국에 온 지 1년이 되어 가는데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2: 미국에 갑니다) 그동안 블로그 글은 냉장고에 부탁해에 관한 걸로 달랑 한 개 썼네요. 지금은 방학이라 시간이 좀 나서 간만에 근황 업데이트나 할까 합니다.

카네기멜론대학교 Entertainment Technology Center에서의 첫 학기와 두 번째 학기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바빴습니다. 한국에서도 학교 다닐때야 늘 바빴지만 ETC에서의 지난 두 학기는 정말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바빴어요. 첫 학기는 Building Virtual Worlds 수업을 들으면서 게임 다섯 개를 만들었고, 그 중 세개를 학교 페스티벌에 출품했습니다. 저의 잡학이 게임 디자인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두 번째 학기였던 지난학기엔 제 아이디어를 가지고 팀을 구성하여 한 학기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정말로 미칠 듯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개발을 주도해볼 수 있었던 값진 기회였습니다. 그 결과물은 올해 Indiecade를 비롯한 여러 게임 관련 페스티벌에 출품 예정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그때 되면 공개하겠습니다.

참 올해 1월에는 이틀만에 게임을 만들어 내야 하는 Global Game Jam에 참가해 학교친구 두 명과 함께 The Beat, the Step, and the Cowboys라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이걸 GameJolt.com 에 무료로 배포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다운로드YouTube에 게임플레이 비디오도 올라왔고, 가장 유명한 게임 매거진 중 하나인 Rock, Paper, Shotgun에서도 다뤄졌습니다. 처음 유튜브 비디오와 이 기사를 봤을 때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네요. 국적도 나이도 다른 누군가가 내가 만든 게임을 하고 좋아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벅찬 일인지.. 이 게임은 앞으로도 짬을 내서 개발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여름방학인 지금은 기타 히어로와 락밴드 시리즈의 개발사인 Harmonix Music Systems에서 오디오 엔지니어링 인턴을 하고 있습니다. 가상악기를 개발한 경력과 지난학기에 음악게임을 만든 것이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네요. 실제로 하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회사 자체 엔진에도 웨이브테이블 신서사이저가 포함되어 있고요. 음악과 게임 사이에서 진로를 고민하던 때가 있었는데 참 얄궃게도 음악게임을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네요.

그리하여 저는 8월까지 보스톤에서 머무릅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그야말로 폭풍같았던 ETC에서의 지난 두 학기와 인턴쉽 경험을 좀 더 자세하게 다룬 글을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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