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0일 수요일

Lokomotiv를 소개합니다






Lokomotiv는 이전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던 것 같이 제가 Archetype Instruments와 (혹은 그 일원으로써) 작업해온 소프트웨어 신디사이저입니다. 소프트웨어 신디사이저라는 말을 쉽게 풀어보면 '소리를 내는 소프트웨어'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신디사이저는 이미 십수년 전 부터 작곡에 폭넓게 활용되어 왔고, 지금은 EDM을 비롯해 여러 장르의 음악에 필수적인 존재입니다.

작곡 프로그램의 플러그인 형태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구동되지 않고 Cubase나 Logic 같은 작곡 프로그램에서 불러와서 사용해야 합니다.



(Lokomotiv만을 사용해 만들어진 데모송)



Lokomotiv는 처음부터 KVRDC 2014 라는 소프트웨어 악기 개발 대회 출품을 목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 안에 개발할 수 있도록 단순화된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실레이터 모듈도 하나 (그 안에 여러개의 오실레이터가 합쳐져 있지만), LFO도 하나, 엔벨롭도 하나입니다. 하지만 강력한 사운드를 만들 수 있는 고성능 알고리즘이 탑재되어 있고, 요리조리 만지다 보면 나름 숨겨져 있는 기능을 통해 재미있는 사운드 디자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쉬우면서도 다재다능한 이전작 Arc 5와도 철학이 일맥상통합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몇 년 전부터 가졌던 '소프트웨어 악기는 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라는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고, 프로그래밍으로 작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은 시스템을 설계해보는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전 글에서 말한 것처럼 어릴 적 가진 프로그래밍에 대한 동경을 어느 정도 실현해봤다는 점에서도 매우 벅찹니다.

EXE확장자를 가진 파일이 생겨서, 실행하면 여러가지 일을 하는 버튼과 창들이 나오고, 물음표를 누르면 개발자 정보와 연락처가 나오는, 사실 정말 중요한 프로그램의 core와는 별 상관없는 것이, 내가 동경하던 것이었다. "여러분! 제가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정말로 이렇게 되었네요. 이건 EXE가 아니라 DLL이 생기기는 하지만)

신디사이저 설계, DSP 알고리즘이나 세부적인 동작, 계산량 최적화 등 핵심이 대부분 신디사이저 전문가이신 최재원 대표님의 손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저는 C++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여 프로그래밍으로 이를 실현시키는 것이 주된 역할이었는데, 대표님은 정식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운 적이 없음에도 프로젝트 막바지에 제가 짜놓은 C++ 코드를 이해하고 자료구조를 수정하거나 버그를 수정하는 신기를 보여주어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Learning by doing의 무서움..) 저도 기회가 되면 신디사이저와 DSP를 더 공부해 저만의 재미있는 악기를 만들어 보고 싶네요.

로코모티프(혹은 로코모티브)는 아래 링크에서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KVRDC 2014 순위 집계는 8월 24일까지입니다. 사용해보고 유용하다고 느끼시면 Rating도 부탁드립니다. 1등하면 9월에 보스턴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보내준다고 하니 렌트카 빌려가지고 피츠버그에서 열심히 운전해 다녀오겠습니다.

http://www.kvraudio.com/product/lokomotiv-by-archetype-instruments


댓글 1개:

  1. 그러고 보니 재미있게도 2015년 5월인 지금 보스톤에서 인턴쉽을 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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