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1일 월요일

신개념 리듬 슈터 The Drop을 공개합니다








신개념 리듬 슈터 The Drop을 무료로 공개합니다!

The Drop은 FPS와 리듬게임을 결합하려는 실험적 시도에서 탄생한 게임입니다. The Drop에서 플레이어는 미래의 음악적 대결 현장에 있는 DJ가 됩니다. 각 라운드마다 두 플레이어에게는 각자의 음악이 주어지며, 플레이어는 레벨 중앙에 위치한 크로스페이더를 끝까지 밀어 자신의 음악을 더 플레이해야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저지하기 위해서 플레이어는 화면에 보이는 리듬에 맞춰 버튼을 눌러 음파를 발사할 수 있습니다. 리듬 플레이가 연속적으로 성공하면 발사되는 음파는 더욱 강해집니다.

크로스페이더 점수는 음악의 클라이막스를 의미하는 '드랍' 구간에서 두 배가 됩니다. 이를 이용해 전략적으로 전세를 뒤집을 수도 있습니다.

음악을 더 잘 알고 있을수록 더 강력한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The Drop에서 당신의 FPS와 리듬 스킬을 테스트해보세요.

The Drop 다운로드 (PC/Mac)

The Drop 웹사이트

*The Drop은 화면이 나뉘어 진행되는 2인용 오프라인 게임입니다. 2인용 플레이를 위해서는 최소 하나의 컨트롤러가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A Music FPS 'The Drop' is now available for free!








First Person Rhythm Shooter <The Drop> is now available for free!

The Drop started with an experiment to combine FPS with rhythm games. In the Drop, players are two DJs in a futuristic musical arena. Two songs are assigned to the players each round, and players can score by pushing the crossfader in the center so their music plays louder in the mix.

To stop your opponent, you can shoot waveforms by tapping the buttons to the beats shown on the screen. If you keep your beat streak, you get damage multiplier.

Crossfader score is doubled during 'the drop', which means the climax of the songs. You can strategically prepare for the drop to turn the game around.

The more you know about your music, the better you will be. Test your FPS and rhythm skills in The Drop.

Download The Drop (PC/Mac)


*The Drop is for 2 players and played in split screens on the same machine. You'll need at least one controller to play the game.



2019년 1월 20일 일요일

The Drop을 런칭을 앞두고 / Before launching The Drop



정말 신기한 인연이다.

내가 졸업한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Entertainment Technology Center (이하 ETC) 에서는 학생들이 매 학기 회사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는데, 이번에 내가 다니는 회사 2K Sports가 난데없이 올해 봄학기 우리 학교와 함께 프로젝트를 하게 됐다.

우리학교와 함께 프로젝트를 하고는 싶었지만 뭘 해야 할지 잘 몰랐던 우리 보스는 ETC 출신인 내게 프로젝트 기획안 작성을 맡겼고, 나는 생각나는 대로 프로젝트 기획을 써 내려갔다. "로켓 리그가 축구를 재발명한 것처럼 농구를 재발명하라!" 농구게임 회사인 우리 회사의 아이덴티티에 새로운 게임 프로토타이핑을 좋아하는 내 취향이 그대로 반영된 기획이었다. 보스는 별다른 수정 없이 이 기획안을 학교에 그대로 제출했다.

내 기획안이 통과된 덕에 한국에서 돌아온 지 며칠 안 돼서 목요일에 피츠버그로 날아가 학생들과 교수님들을 만나 미팅을 하고 왔다. 이번엔 학생이 아니라 클라이언트로 오다니, 기분 정말 이상했다.


미팅중에 프로젝트 담당 교수님 중 한 분이 내게 말했다. "우리 아직도 애들한테 네 게임 Beatstep Cowboys를 참고자료로 보여주고 있어." "정말요?" 나중에 물어보니 지금 1학년인 학생들이 정말로 우리 게임을 알고 있었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낯뜨거워졌다. 올해는 진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발매해야겠다 라고 속으로 백번쯤 넘게 생각했다.

그런데 대화 중에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다른 한 교수님이 내게 말했다. "나는 네 프로젝트 중에 The Drop 진짜 좋아한다." The Drop: The Game은 오버워치같은 1인칭 슈팅 게임에 EZ2DJ같은 리듬게임을 합쳐보겠다는 나의 정신나간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프로젝트였다. 2학기때 친구들을 모아 팀을 이뤄 교수님들께 아이디어를 심사받고 통과하여 학기 프로젝트로 진행할 수 있었다 (진행해!). 하지만 워낙에 하드코어한 장르의 게임 둘을 합치다 보니 교수님 중에선 프로젝트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도 몇 없었고 성적도 그다지 좋지 않았었다. 온라인 멀티플레이 기능을 만드려던 다음학기 계획도 무산되었다. 게임은 시간이 지나면서 내 기억속에서도 점점 잊혀졌다.

그런데 이 교수님은 이 해괴한 프로젝트를 나보다 더 잘 기억하고 학생들에게 더 잘 설명하는게 아닌가! "이 게임에선 총을 쏘려면 리듬에 맞춰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가운데에 있는 크로스페이더를 점령하면 두 음악이 거기에 따라 실시간으로 믹스되고.."

맞아, 우리가 저런 걸 했었지. 잊고 있던 기억이 밀려왔다. 우리의 목표는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런 게임도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새로운 아이디어.


집에 돌아와 2015년에 만들어둔 The Drop의 빌드를 찾아 실행했다. 옆 방에 사는 트랩 DJ겸 프로듀서이자 하드코어 게이머인 룸메이트 토마스(DJ네임 T-Mass)에게 같이 한 번 해보자고 했다. 이 집에 이사왔을 땐 재미있어할지 자신이 없어 묻질 못했었다. 음악과 게임을 모두 좋아하는 토마스는 처음 해보는 게임에서 날 처참히 발라버렸을 정도로 게임을 바로 숙지했다. 정말 재밌다며, 돈 받고 팔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래, 어렵지만 우리처럼 이 게임을 좋아할 변태같은 사람이 분명 더 있을거야.

그래서 프로젝트 이후 몇 년이 지난 이제야 이 게임을 무료로 공개하려고 한다. 몇 년만에 다시 해보니 고치고 싶은 점도 보이지만, 그보다 우리가 밤새 머리를 싸매며 했던 재미있는 생각들이 게임에 녹아있는 걸 보고 감탄했고, 어찌됐던 당장 공개해야겠다고 느꼈다. 누군가 우리 게임을 플레이하고, 재미있다고 느끼고, 받은 느낌을 가지고 다른 재미있는 것을 하면 충분하다. 지금 아니면 또 언제가 될 지 모르니까. 정식 공개는 내일 예정.


What a strange coincidence.

So I've been working for 2K Sports since I graduated from Carnegie Mellon University's Entertainment Technology Center 3 years ago, and now my company 2K Sports is sponsoring a 'client project' for my school this spring.

As an ETC alum, I got to write the project description with my personal taste in favor of prototyping new games - "Reinvent basketball like Rocket League reinvented soccer!"

I came back from South Korea last Monday and flew to Pittsburgh Thursday to meet the faculty advisors and the students. It did feel quite strange to visit my school as a client.

One of the faculty advisors told me that they still show Beatstep Cowboys to the students in the classes. It was both awesome and burdening to hear that. Listening to that I told myself 100 times that I'll finish the game this year no matter what.

The other faculty advisor told me, "I really liked The Drop among your projects". The Drop is a game started from a crazy idea of combining an FPS with a rhythm game. It was so hardcore that most of the faculty members couldn't even play it. The grade wasn't good either.

But this one remembered the game and explained it to the students much better than me. "You have to match the rhythm to shoot in this game, and also you fight over the control of the crossfader to mix your music over the opponent's music".

Then my memory rushes in, ah yes, we indeed have done something like that. Our goal was to suggest a new idea of video gaming. That this kind of game could exist.

I came back from Pittsburgh and found a build of The Drop we made in 2015. I asked my housemate who happens to be a DJ, Producer, and a hardcore gamer to play it against me. He didn't only beat me to death in his very first trial but also said he really liked the game. I’m convinced that there must be someone like Thomas and me who’d like to play this kind of game.

So I'm launching the game for free, as we always planned. There are things that can be obviously improved, but for all the interesting ideas and efforts we put into the game, I felt like I shouldn't delay any moment. It's enough if someone plays our game and gets inspired.

The official release post and a post-mortem will follow tomorrow.


2018년 7월 14일 토요일

리얼밸리 인터뷰


작년 이맘때쯤 좋은 게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컨텐츠 제작자 태용과 인터뷰한 영상. 혀끝에서 맴돌던 말과 생각들을 태용이 이끌어내서 잘 정리해줬다. 조금 민망하지만 다시 보니 자극이 된다. 이런저런 일로 프로젝트에 한동안 진척이 없었는데 말한 대로 살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다.

2018년 6월 1일 금요일

배움과 편견: 차별 없는 세상이 존재할 수 있을까?


차별이란 무엇인가? 과연 차별 없는 세상이 존재할 수 있을까?


난 이 질문의 답을 작년 봄 머신러닝 수업에서 배웠다. 마지막 학기 수강신청에서 가장 듣고 싶었던 수업이 튕겨 머신러닝을 듣게 됐는데, 예상치 못하게 교수님이 정말 열정적인 분이었다. 왠만한 머신러닝 수업 같으면 이미 주어진 프레임워크나 툴을 주고 파라미터 튜닝을 하면서 이론을 가르칠 텐데 우리 교수님은 진도를 많이 빼는 덴 관심이 없고 숙제 하나하나를 정말 처음부터 다 학생이 프로그래밍하도록 시켰다. 학습 데이터와 테스트 데이터만 주고 코드는 파이썬이던 자바던 학생이 첫줄부터 다 써내려가야 하는 것이다. 뭐든지 다 찍어 먹어보고 데어 봐야 궁금증이 풀리는 나로선 좋으면서도 막학기라 너무 바빠서 반쯤은 정신 나간 채로 수업을 들었다.

울면서 숙제를 진짜 겨우겨우 하는데 한번은 Bias-free learning 을 하는 프로그램을 짜오라는 숙제가 나왔다. 대충 번역하자면 '편견이 없는 학습'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것.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학생은 별 생각 없이 숙제를 해 나갔다. 편견, 그러니까 마주한 정보에 대해 어떤 선입견이나 가정도 하지 않고 판단을 내리는 프로그램? 그거 좋아 보이는데? 그거 그냥 아예 아무런 데이터도 미리 입력 안하면 되는 거잖아.

결과는? 지금 생각하면 너~무 당연하지만, 프로그램은 아무것도 못 배운다. 테스트 데이터를 입력하면 랜덤 아웃풋이 나온다. 고양이랑 개 사진을 던져주면 이게 고양이인지 개인지 동물인지 책상인지 그림인지 객체인지 할튼 그 정보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거다. 아무것도 못 배웠으니 아무것도 모르는 게 당연하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편견=배움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편견 없이는 아무 것도 못 배운다. 어릴 때 부모님에게 받은 가르침, 학교에서 배운 것,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신체, 감각, 속해있는 물리적 세상, 이 모든 것이 크고 작은 편견으로 작용한다. 편견이 곧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고양이. 이것은 개. 이건 나쁜 짓. 이건 좋은 일. 이것은 나. 이것은 내가 아닌 것. 집합을 분류하고 나누면서 우리는 배운다. 난 이 당연하고도 단순한 ‘편견’의 실체를 알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편견이 없으면 아무런 판단을 내릴 수 없다니? 교수님은 종종 "만약 여러분이 이 강의에서 단 한가지만 기억할 수 있다면 이걸 기억해라" 라고 하곤 하셨다.



그래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완전하게 차별이 없는 세상은 존재할 수 없다. 차별은 편견에서 비롯되고 우리는 개와 고양이, 여성과 남성, 백인과 흑인,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분류를 하며 산다. 그게 이성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사라져도 우린 키, 지능, 부, 체중, 지역, 교육, 스타일, 기호taste, 세상 모든 것에 대해 크고 작은 판단과 차별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럼 편견과 차별은 세상의 이치이니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나?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완전히 평등한 세상이 존재할 수 없을지라도 그걸 향해 나아가지 말란 법은 없다. 차별할 거리가 사라져서 키가 167cm인 사람이 166cm인 사람을 차별하는 날이 오면 그땐 또 그걸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해야지. 인류가 지금까지 열심히 쌓아올린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 는 원칙에 동의하는 한. 좀 이상주의적으로 보여도 하는 수 없다. 여기부터는 믿음의 영역이다. 내가 원래 이상적인 면이 있기도 하고.

다만 분류가 이성의 기본적인 원리라는 걸 이해하면 세상을 좀 더 너그럽게 볼 수 있다. 내가 미국에서 이주민, 유색인종으로 분류되고 취급되는 동안에도 나는 똑같이 다른 사람들을 분류한다. 레드넥, 트럭커, 힐빌리, 알파메일 등. 진짜 문제는 그러한 분류가 얼마나 정확한지, 어느 집단이 얼마나 더 수혜/불이익을 받는지이다. 차별을 인식하고 보정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자신이 수혜자인 경우엔 예리한 자기인식을 할 수 있는 지능과 지식 그리고 방향성이 필요하다. 차별하는 사람에게 비난만 하는 것 보다는 그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생각하는 게 생산적일 수도 있다. 어찌보면 그들도 자신들의 편견으로 왜곡된 세상을 살아가는 나름 딱한 처지인 것이다.

급진좌파, 종북, 중도보수, 무성애자, 범성애자, 퀴어, 신자유주의, 아나르코 생디칼리즘, 문신한 사람, 염색한 사람, 틀딱충, 급식충, 오렌지족, 니트족, 오타쿠, 그 누구도 분류되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폭력적인 범주화나 틀린 분류에는 반발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자신이 뭔가로 정의되는 것 자체를 막을 순 없다. 90년대 청년들이 "난 나야!" 라며 분류를 거부하는 순간 그들은 엑스세대, 즉 '분류를 거부하는 자' 로 분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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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 2017년 11월 30일자 페이스북 포스팅을 다듬은 것입니다.


2017년 3월 29일 수요일

"Genius is eternal patience"


최근 The Men Who Built America 라는 히스토리채널 다큐를 재밌게 봤는데, 극중 토마스 에디슨이 자신을 찾아온 J.P. Morgan에게 미켈란젤로를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었다.


"Genius is eternal patience."

천재는 끝없는 인내이다. 이 말은 내게 즉시 큰 위로가 됐다. 내가 어렸을 때 창의력은 과대평가되었다. TV에선 씽크빅 광고가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큰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그러자 마음은 앞서는데 이뤄낸 것이 없었다.

노래 가사, 멜로디, 앱, 게임, 시, 숱한 아이디어들이 메모장에 쌓여 갔지만 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없었다. 분명히 조립할 블럭은 있는 것 같은데 완성되는 일이 없었다. 뭐가 부족한지 알아내려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렸다. 유튜브 강좌를 깨작대거나 책을 사놓고 보지 않거나 하는 일들이 가끔 있을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숱하게 많은 아이디어들이 반짝이고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내가 본 많은 '발상' 들은 실현되지 못하거나 중도에 포기되었다. "내가 ~만 했어도 ~했을텐데" 라는 말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들려왔다.


학교에서 시작한 게임 프로젝트를 졸업 후 일주일에 두 번, 세 시간씩 작업을 해온 지 10개월쯤 되었다. 처음 이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만든 지는 2년이 넘었다. 더디지만 조금씩 완성되어가는 게임을 보면서 인내의 중요함을 깨닫는다. 기술의 발전 덕에 길찾기나 전문지식 검색 등 예전에는 몇 시간씩 걸렸을 수도 있는 일이 지금은 몇 초만에도 가능하지만, 자주 멈춰서서 전체를 봐야 하는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덴 여전히 끝없는 인내, eternal patience가 필요하다.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었다고 주장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의 저자는 책을 쓰기 위해 인터넷을 끊은 별장에 머물러야 했다.


80년대 대학생들이 시를 썼다면 우리 밀레니얼들은 15초짜리 동영상을 찍어 올린다. 돈을 벌어 저축하는 대신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다닌다. 둘 중 무엇이 우월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끈기와 인내가 앞으로는 더 희소성 있는 가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Capital Cities는 "Patience gets us nowhere fast (인내심으로는 어디에도 빨리 갈 수 없어)" 라고 노래했지만, 우리는 인내를 통해 빨리는 갈 수 없는 곳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16년 4월 30일 토요일

취직을 했습니다.


취직을 했습니다.

학교 친구들과 Steam 출시를 목표로 만들고 있는 게임 Beatstep Cowboys의 개발과 CMU에서 수강중인 머신러닝 수업으로 바쁜 가운데, 면접을 보러 오라는 회사의 요청에 5시간동안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가 6시간동안 면접을 보고 그 자리에서 오퍼를 받았습니다. 회사는 NBA2K 시리즈를 만드는 2K Sports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해 있습니다(정확히는 샌프란시스코 위 Novato에 있습니다).

2K Sports의 최신작 NBA2K16의 트레일러

막상 저는 스포츠 게임을 즐겨하는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AAA 콘솔 게임 타이틀을 만드는 회사에 프로그래머로 입사할 수 있어 좋습니다. 이곳에서 NBA2K 시리즈에 참여하며 게임 프로그래머로써의 경력과 실력을 쌓는 것이 한동안의 제 목표입니다. 남는 시간에는 Beatstep Cowboys의 개발을 계속해나갈 예정입니다. Beatstep Cowboys에 대해서는 조만간 따로 포스팅을 남기겠습니다.

"애초의 목적은 북미나 캐나다의 메이저급 게임 제작사에 취직하는 것이었다."


어찌보면 미국에 오면서 목표한 바를 꿈같이 이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내 작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세하게는 "내 작품을 만들면서 돈을 버는 것" 입니다. 풀타임 인디 게임 제작자로 전향할 수도 있고, 기존 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어 게임 제작 전반을 지휘할 수도 있지만, 이 둘 모두 지금 당장은 이루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한 번에 하나씩 이뤄 나가려 합니다. 늦었다면 늦었지만 그만큼 제대로 방향을 잡아 나아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과거의 나를 원망하기엔 시간이 없습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 어릴 땐 참 진부하다고 생각했을 법한 말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것만큼 맞는 말도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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